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으니(맥추감사절)
본문
본문: 대상 29:14
"나와 나의 백성이 무엇이관대 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드릴 힘이 있었나이까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이니이다"
1. 감사의 출발 - “내가 무엇이관대”
사람이 철이 든 증거 가운데 하나가 고마워 할 줄 아는 태도입니다. 어린아이가 “고맙습니다”하며 감사 인사를 할 때 매우 귀엽고 예뻐 보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먼저 “고맙습니다”란 인사말부터 가르치며 훈육합니다. 인성 교육이 바로 감사에서 시작됩니다. 그런데 실상 동물도 자기를 키워주는 주인을 따르며, 먹이를 던져주는 사람에게 감사하는 것을 쉽게 봅니다. 그래서 동물 사유사들은 먹이를 가지고 그들을 훈련시키고 있습니다. 이로 볼 때 감사는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흥부와 놀부”란 동화에서도 다리 부러진 제비를 고쳐주었더니 강남 갔던 제비가 박씨를 물고 와서 흥부 가족에게 큰 사례를 한 것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은 무엇을 받았기에 드리는 사례 차원에 머물면 안됩니다. 그렇다면 배부른 강아지가 먹이를 준 주인에게 꼬리를 흔들며 고개를 굽신거리는 모습과 별 차이가 없는 것입니다.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님의 비유 중에 세리와 바리새인의 성전 기도 장면이 있습니다. 바리새인의 기도는 감사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런데 그 감사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자기의 더 나음을 자랑하며 드리는 감사였습니다.
“바리새인은 서서 따로 기도하여 가로되 하나님이여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아니하고 이 세리와도 같지 아니함을 감사하나이다. 나는 이레에 두 번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리나이다.”(눅 18:11-12)
이와 달리 당시에 죄인으로 조롱을 받던 세리의 기도는 성전에 올라와 기도할 수 있음 그 자체를 두고 감격하여 기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세리는 멀리 서서 감히 눈을 들어 하늘을 우러러보지도 못하고 다만 가슴을 치며 가로되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옵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 하였느니라.”(눅 18:13)
오늘 본문에서 다윗 임금도 그랬습니다.
“나와 나의 백성이 무엇이관대 이처럼 즐거운 마음으로 드릴 힘이 있었나이까”
다윗 임금은 먼저 “나와 나의 백성이 무엇이관대”라고 자기를 비하하는 겸손을 보이고 있습니다. 겸손이야말로 감사의 출발입니다. 아니 참된 감사의 마음입니다.
“내가 무엇이관대”란 마음이 있을 때 감사는 범사에 할 수 가 있을 것입니다. 남과의 비교에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받은 무슨 조건 때문이 아닐 것입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 주 은혜 놀라와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이제껏 내가 산것도 주님의 은혜라
또 나를 장차 본향에 인도해주시리
2. 감사의 태도 - “즐거운 마음으로”
본문은 심지어 감사하는 마음 그 자체를 기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물을 즐거운 마음으로 드릴 힘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습니다. 감사하는 그 행위 자체를 기뻐하는 그 마음이 바로 참된 감사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감사하는 태도를 주의해야 합니다. 진정으로 감사한다면 기뻐하며 즐거워하며 드리는 태도도 있어야 합니다. 감사의 익숙한 버릇으로 억지 감사는 하나님이 결코 원하지 않으십니다. 미국의 어떤 부흥사가 집회 장소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는데, 어느 뚱뚱한 흑인 여자가 아이를 다섯이나 데리고 옆에 앉더랍니다. 이 흑인 여자가 아이들과 함께 밀고 들어오는 바람에 자기는 구석으로 밀려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범사에 감사하라고 했는데, 이럴 경우는 무슨 감사를 드려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잠시 후 그 감사의 조건을 찾아내고는 다음과 같이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옆의 이 여자가 내 아내가 아닌 것을 감사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모든 일들을 긍정적으로 수용하려는 자세가 있어야 합니다. 그 때 기쁘게 감사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지난 목요일 김 계태 집사님 병문안을 다녀왔습니다. 경기도 일산에 있는 국립 암센타에서 입원 치료중입니다. 무척 힘든 상태입니다. 성도들의 많은 기도를 부탁합니다. 그런데 김 집사님을 간병하는 부인 이 명희 집사님의 모습이 참으로 특이했습니다. 올라가시기 전 대구에서도 만날 때마다 그랬지만 막상 병원에서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보통 오랜 병이나 중한 병일 때 그 가족의 모습은 지친 몸으로 인하여 무표정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무표정한 모습에서 말씀만은 “예 믿습니다. 믿어야지요. 하나님만 바라봅니다.”고 하는데, 이 집사님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씩씩하다고 해야 하나? 남이 볼 때 안스러워 보이질 않았습니다. 그러니 찾아간 방문객들이 함께 웃으며 더욱 힘있게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워줄 수가 있었습니다. 바울 사도의 권면의 말씀입니다.
“주 안에서 항상 기뻐하라 내가 다시 말하노니 기뻐하라. . . . 아무것도 염려하지 말고 오직 모든 일에 기도와 간구로 너희 구할 것을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아뢰라. 그리하면 모든 지각에 뛰어난 하나님의 평강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 마음과 생각을 지키시리라.”(빌 4:4-7)
3. 감사의 신앙 - “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으니”
주일예배 때마다 반드시 날씨에 대한 감사기도를 드리는 목사님이 있었다. 어느 몹시 추운 겨울, 눈보라가 치고 빙판길이 되어 운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악천후의 주일을 맞이했다. 겨우 모인 20여명의 성도들이 예배 전에 주고받는 농담.?오늘 예배에는 목사님이 날씨에 대해 감사기도를 하지 않으실 거야? 하지만 그 날도 목사님의 기도는 이랬다. ?하나님, 오늘과 같은 나쁜 날씨의 주일을 1년에 겨우 한 두 번만 주심을 감사합니다?
오래 전에 예배 중 헌금을 드린 후 목사님이 기도하고 찬양대가 부른 봉헌송이 있습니다. 바로 찬송가 70장입니다.
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으니
이 예물을 주께 바치나이다 아멘
오늘 본문에 나오는 다윗의 감사의 신앙도 같은 것입니다.
“모든 것이 주께로 말미암았사오니 우리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으로 주께 드렸을 뿐이니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에서 하늘에서 내려온 만나를 먹을 때는 감사의 절기를 지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들이 자기 손으로 수고하여 얻은 첫 수확물을 들고는 하나님께 나아가 맥추절의 절기를 지냈던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감사드리는 것은 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음을 믿는 신앙에서 나옵니다. 비록 사람이 땀흘려 만든 수확입니다. 밤잠 자지 않고 좇아 다닌 소득입니다. 온갖 험한 일들을 다 겪으며 손에 쥔 결실입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우리의 손에 있는 모든 것이 주께로부터 왔음을 믿고 고백하여야 합니다. 우리들이 드리는 모든 헌금과 헌물과 헌신은 주의 손에서 받은 것이기에 주께 돌려드리는 믿음의 행동이어야 합니다. 하늘 나라에 갓 도착한 성도가 베드로의 영접을 받았다. 베드로는 그에게 하늘 나라를 두루 구경시켰다. 둘은 어깨를 나란히 하고서 천사들로 가득 붐비는 거대한 작업실에 들어섰다. 베드로는 첫 번째 부서로 가서 걸음을 멈추며 말했다.
"여기는 접수처라네. 하나님께 기도하는 온갖 청원을 이곳에서 접수한다네."
성도가 그 접수처를 유심히 바라보니 끔찍이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수많은 천사들이 세상 도처 사람들이 보내 온 두툼한 분량의 종이에 적힌 온갖 청원들을 분류하고 있었다. 그곳을 나와 둘이 다시 걷다가 두 번째 부서에 당도했다. 베드로가 그에게 들려주었다.
"여기는 포장 및 발송처라네. 사람들에게 보내 줄 은총과 축복이 이곳에서 포장되어 지상의 청원 당사자들에게 발송되는 거지."
성도가 보니 이곳 역시 정신없이 분주했다. 이 부서에서는 엄청나게 많은 천사들이 일하고 있었다. 그만큼 많은 축복이 포장되어 지상으로 배달되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끝으로 작업실 가장 후미진 구석에 마지막 부서가 있었고, 둘은 거기서 발걸음을 멈추었다. 이곳은 놀랍게도 천사 단 한 명이 아무 할 일 없이 빈둥거리고 있었다.
"이곳은 확인처라네."
베드로가 영혼에게 일러주었다.
“그런데 어째서 이곳은 아무 것도 할 일이 없는 겁니까?"
베드로가 대답했다.
"서글픈 일이야. 지상 사람들은 부탁한 축복을 받고 나서 확인서를 보내는 일이 거의 없거든."
"축복을 어떻게 확인하는 건데요?"
베드로가 말했다.
"간단하다네, 그저 '주님, 감사합니다.' 하면 되는 거지."
/앤드류 마리아, 「이야기 속에 담긴 진실」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나님의 은혜로 살아가면서 자기의 소유로 착각하고 자기를 자랑하며 살아갑니다. 분명히 하나님께 간구하며 기도한 것의 응답임에도 불구하고 그 하나님의 은혜를 잊고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받은 복을 감사하며 사는 자가 적은 것입니다.
다윗은 시편에 이런 감사의 찬송을 남겼습니다.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라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그 성호를 송축하라. 내 영혼아 여호와를 송축하며 그 모든 은택을 잊지 말지어다. 저가 네 모든 죄악을 사하시며 네 모든 병을 고치시며 네 생명을 파멸에서 구속하시고 인자와 긍휼로 관을 씌우시며 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케 하사 네 청춘으로 독수리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시 103:1-5)
찬양(감사)하라 내 영혼아 찬양(감사)하라 내 영혼아
내 속에 있는 것들아 다 찬양(감사)하라
/장영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