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따라 돕는 은혜 (히 4:14~16)
본문
스코틀랜드의 독립 운동가 로버트 브루스가 적을 피해 달아나다 동굴 속으로 들어가 숨게 됩니다. 뒤쫓아 온 적들이 그가 숨은 곳에 이르자 거미 한 마리가 동굴 입구에 거미줄을 치기 시작합니다. 추적자들은 브루스가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면 거미줄이 끊어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되돌아갔습니다. 그때 브루스는 기도합니다. "하나님. 자그마한 거미의 뱃속에 나를 위한 피난처를 마련해 두시고, 적절한 때에 거미를 보내사 나를 보호하시려 거미줄을 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신비한 방법으로 놀라운 일들을 행하시며 당신의 자녀들을 보호하여 주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자녀들은 누구에게나 때를 따라 돕는 하나님의 은혜가 있습니다.
'때를 따라 돕는 은혜' 란 항상 우리에게 머물러 있는 은혜라는 뜻입니다. 항상 은혜 안에 있기 때문에 하나님이 의도하신 때에 필요한 은혜를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때를 따라 돕는 은혜는 평소에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사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어려울 때도 괴로울 때도 항상 하나님을 바라보는 은혜 안에 머물며 승리하시기 바랍니다.
"괴로울 때 주님의 얼굴 보라" 다함께 찬양합니다. "괴로울 때 주님의 얼굴 보라 평화의 주님 바라보아라. 세상에서 시달린 친구들아 위로의 주님 바라보아라. 눈을 들어 주를 보라 네 모든 염려 주께 맡겨라 슬플 때에 주님의 얼굴 보라 사랑의 주님 안식주리라. 힘이 없고 네 마음 연약할 때 능력의 주님 바라보아라. 주의 이름 부르는 모든 자는 힘주시고 늘 지켜주시리. 눈을 들어 주를 보라 네 모든 염려 주께 맡겨라 슬플 때에 주님의 얼굴 보라 사랑의 주님 안식주리라"
언제나 우리를 향하시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 하나님을 믿고 살아갈 때 '때를 따라 돕는 하나님의 은혜' 를 얻게 될 줄로 믿습니다. 또한 하나님은 하고자 하시는 일을 이루기 위해 때를 따라 도움을 베풀어주십니다. 그러므로 히브리 기자는 본문을 통해 말씀합니다. 때를 따라 하나님의 도움을 얻으려면,
첫째로 담대히 나아가야 합니다
건국 대학교 교수인 유태영 박사는 아버지가 머슴인 가난한 가정에서 8남매 중 여섯째아들로 태어났습니다. 가난하여 겨우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가지 못합니다. 소꼴을 먹이고 토끼를 기르며 살아야 할 자신의 운명이 애처로웠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도움을 얻기 위해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갔습니다. 새벽기도를 하루도 안 빠지고 다녔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약속을 붙잡고 기도하였습니다. 그리고 꿈을 가지고 상경하여 구두닦이를 합니다. 아무데서나 자다가 새벽 종소리가 울리면 근처 교회의 새벽기도를 나갔습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하루는 하나님께서 감동을 주셔서 덴마크 국왕에게 편지를 쓰게 됩니다. "나는 한국 농촌을 위해 일하고 싶습니다. 그러니 농업이 잘 발달되어 있는 덴마크에서 공부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편지를 받은 덴마크 국왕은 감동을 받고 그를 초청합니다. 결국 돈 한푼 없이 유학을 하여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고국에 돌아와서 새마을 운동을 힘차게 전개하게 됩니다. 그는 농촌을 살리는데 귀하게 쓰임 받았습니다. 때를 따라 도우시는 하나님이 역사하신 것입니다.
본문 16절에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 것이니라". 여기에 '담대히' 라는 말은 헬라어로 '파레이시아' 인데 '자유' 라는 뜻입니다. 과거에는 지은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 앞에 자유롭게 나갈 수가 없었으나 이제는 자유롭게 나간다는 뜻입니다.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는 "사람에게는 관리, 상인, 농부, 혹은 노동자의 직책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나 하나님 앞에서 만인은 다 동등하다" 면서 '만인제사장직' 을 강조하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하나님 앞에서 제사장이기에 모든 성도들은 은혜의 보좌로 나아가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신앙의 핵심은 은혜의 보좌에 나아가는 것입니다.
구약시대에는 짐승의 피와 대제사장의 중보를 통하여 제한적으로 하나님께서 만나주셨지만, 신약시대와 지금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시공의 제약을 받지 않고 누구나 자유롭게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가 하나님과 교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문제가 있을 때마다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가야 합니다. '나아간다' 는 동사의 시제는 현재형으로서 계속적인 행동을 의미합니다. 즉 중단이 없이 쉬지 않고 하나님의 은혜를 찾는 모습을 말합니다. 그러기에 어찌할 수 없는 고민과 문제가 있을 때 은혜의 보좌로 나아가야 합니다. 그리하면 하나님으로부터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게 됩니다.
둘째로 긍휼하심을 받아야 합니다
1967년 이스라엘 총리로 연립 내각을 이끌었던 여자 정치인이 있었습니다. 중동 평화를 위해 많은 애를 썼고, 누구보다 국민을 위하여 헌신했습니다. 그녀는 바로 '골다 메이어' 총리입니다. 잘 생기지 못한 얼굴에, 죽기 전 12년 동안이나 백혈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자신의 아픔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채 업무에 충실했던 여인이었습니다. 그녀는 죽기 전 자기의 연약한 부분에 대해서 말합니다. "나의 연약함과 못생긴 얼굴이 참으로 다행이었습니다. 내가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약했고 못났기 때문에 두 배로 공부하고 기도했습니다. 겸손하고 진실할 수 있었습니다. 나의 약함이 오늘의 나를 있게 했습니다." 메이어 총리는 자신의 약함으로 인해 하나님께 기도했고, 하나님의 긍휼히 여기시는 은혜로 중동의 평화를 위해 쓰임 받는 총리가 된 것입니다. 우리도 하나님 앞에 약한 것을 가지고 나아가 하나님의 긍휼히 여김을 받을 때 하나님의 도움을 입게 됩니다.
본문 15절은 "우리에게 있는 대제사장은 우리 연약함을 체휼하지 아니하는 자가 아니요" 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긍휼히 여기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약하여 지치고 상해 있을 때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하시는 분이라는 의미입니다. 히브리서 2장 18절 말씀처럼 주님은 친히 시험을 받아 고난을 당하신 분이시기에 시험받는 자들을 능히 도와 주십니다. 그러므로 은혜 받는 성도가 되려면 하나님의 긍휼히 여기심을 받아야 합니다.
하나님이 긍휼히 여기시는 사람은 자기 힘을 의지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 물질을 의지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기 명철, 자기 지혜, 자기 경험을 의지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교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 가지고 나오는 사람들입니다. 늘 넘어지고 쓰러지는 연약한 모습, 세상에서 실패하고 지친 모습, 병들어 괴롭고 아픈 마음을 그대로 가지고 나오면 긍휼히 여겨주십니다. 그러므로 어렵고 힘든 일 앞에 실망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로지 믿음의 눈으로 하나님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기다리시며 나오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꼭 필요할 때 도와 주십니다.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방법으로 도와 주십니다.
피카소의 유명한 작품 '황소의 머리' 는 자전거의 안장과 손잡이로 만든 것입니다. 아무런 쓸모가 없을 지라도 피카소의 손에서 가치를 발휘한 것입니다. 아무 쓸모 없는 돌일지라도 미켈란젤로의 손을 통해 걸작품이 나오게 됩니다. 이같이 버려진 폐품일지라도 예술가의 손에 들어가면 엄청난 가치를 발휘하듯, 하나님의 긍휼을 받으면 누구나 가치 있는 존재로 변화될 줄로 믿으시기 바랍니다.
셋째로 굳게 잡아야 합니다
심장 수술을 받은 여자집사의 간증입니다. 수술 전날 담당 간호사가 찾아와, "제 손을 꼭 잡으세요" 라고 말하기에 그녀의 손을 잡았더니 말합니다. "이제 내일 수술이 시작되면, 심장이 몸에서 분리되고 오직 기계의 도움에 의해서 생명이 유지됩니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심장이 다시 연결되고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마취에서 깨어나고 의식이 돌아온 다음에도 6시간 정도는 전혀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의식은 있지만, 말도 못하고,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게 됩니다. 죽은 것과 같은 상태에 놓이게 되지요. 그렇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내가 당신 곁에서 지금처럼 손을 잡고 있을 것입니다. 언제 닥칠지 모르는 위험을 체크하면서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게 해줄 것입니다. 지금 손을 잡고 있는 것처럼 그때도 내가 손을 잡고 있다는 것을 확실하게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녀는 다음날 수술실에 가면서 간호사의 손을 꼭 잡고 들어가 큰 위로를 얻었습니다. 마취로 의식이 희미해져 가는 중에서도 간호사의 손길을 느끼며 안도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그녀는 "간호사의 손길을 통한 하나님의 붙드시는 손"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시는 하나님의 손을 놓지 않으리라 결단하였습니다.
히브리서를 받은 사람들은 예수 믿는다는 것 때문에 고향을 떠나고, 일가 친척을 떠나 살수 밖에 없는 자들이었습니다. 더러 유대교로 돌아가는 것이 나으리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그 중에 있었습니다. 세상과 적당히 타협하며 어울려 사는 것이 유익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히브리기자는 믿음을 붙드는 것만이 궁극적으로 승리하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14절 하반절은 "우리가 믿는 도리를 굳게 잡을찌어다" 라고 권면합니다. 예수 믿는 믿음을 든든히 붙들라는 말씀입니다. 그러므로 어떤 유혹과 시험이 와도, 아무리 낙심되고 절망된 일이 있더라도, 아무리 슬픔이 있더라도 믿음의 도를 놓치지 말고 굳게 잡으시기 바랍니다.
게리 토마스는 '뿌리깊은 영성은 흔들리지 않는다' 라는 책에서 말합니다. "우리의 뿌리가 하나님 아버지와의 친밀한 동행에 깊이 박혀 있지 않다면 모든 노력은 힘의 낭비에 지나지 않습니다. '메스퀴트' 라는 사막식물은 수많은 뿌리를 갖고 있는데, 사막의 모래 밑 30미터까지 그 뿌리를 내려 수분을 흡수합니다. 그래서 하루 종일 작열하는 태양아래, 물 한 모금 발견하기 어려운 사막에서도 생존합니다. 뿌리 얕은 신앙으로는 세상의 온갖 고난과 고통을 견디어 내기 어렵습니다. '메스퀴트' 라는 식물처럼 신앙의 뿌리를 은혜의 보좌 깊은 곳에 내릴 때 세상의 온갖 바람과 유혹을 이겨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삶의 자리에서 당하는 궁핍함과 실패의 위협이 있습니까? 육체의 질병으로 인한 수많은 고통과 환란이 있습니까? 인간관계를 통하여 찾아오는 공허함으로 힘드십니까? 이제 여러분의 살길은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주시는 하나님의 보좌 앞으로 나아가는 길밖에 없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은혜의 보좌에 깊이 뿌리를 내림으로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으며 살아가는 복된 성도들이 다 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김광일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