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이와 같이 하라 (눅 10:25~37)


"네 의견에는 이 세 사람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느냐. 가로되 자비를 베푼 자니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 하시니라"(누가10:36-37)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하신 명령의 말씀은 '하지 말라'는 것과 '하라'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십계명도 "내 앞에서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 "우상을 섬기지 말라", "살인하지 말라", "간음하지 말라", "도적질하지 말라", "네 이웃의 것을 탐내지 말라"와 같이 '하지 말라'의 계명과, "안식일을 기억하여 거룩히 지키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와 같은 '하라'의 계명으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 말라'는 것이나, '하라'는 것 모두 우리가 절대적으로 순종해야 할 말씀입니다. 그러나 어느 한 쪽에 치중된 믿음의 삶을 살아간다면, 즉 '하지 말라'는 것이나 '하라'는 것 중 어느 한 면만을 주장하게 될 때 균형을 잃은 믿음이 됩니다.
우리에게 '하지 말라'와 '하라'의 말씀은 모두 중요하되, '하라'는 말씀이 앞서가야 합니다. 대체적으로 많은 신앙의 사람들이 '하라'는 말씀보다는 '하지 말라'는 말씀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하지 말라'는 말씀보다는 '하라'는 말씀을 더 많이 강조하셨습니다.

한 율법교사가 예수님께 찾아와 "무엇을 하여야 영생을 얻겠습니까" 하고 질문하였습니다. 예수님은 그 율법교사에게 율법에 무엇이라고 기록하였으며, 너는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느냐?"고 되물으셨습니다. 율법교사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할 것"을 말씀드렸습니다. 예수님은 율법교사에게 그대로 행하라고 하셨습니다. 율법교사는 자기를 옳게 보이려고 "내 이웃이 누구입니까" 하고 물었습니다. 이 물음에 예수님은 '선한 사마리아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우리는 이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에게서 서로 다른 믿음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먼저 강도의 모습입니다. 이 강도는 예루살렘에서 여리고로 내려가는 험한 길목에 숨었다가 행인의 옷을 빼앗고 때려 거의 죽게 만든 사람입니다. 이 사람은 '하지 말라'는 말씀이나 '하라'는 말씀 모두를 무시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하지 말라'는 말씀이나 '하라'는 말씀 모두를 무시하고 사는 사람은 대체로 많은 사람에게 어려움과 피해를 줍니다.
신앙의 삶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향하여 말씀하시는 '하지 말라'는 것과 '하라'는 것을 무시하고 사는 신앙인들은 맛을 잃은 소금이나 생명의 빛을 상실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신앙인으로서의 참된 모습을 잃어버리고 부끄러운 삶의 행태를 드러냅니다.
다음은 제사장과 레위인의 모습입니다. 그들은 강도를 만나 거의 죽게 된 사람을 보고도 피해 지나갔습니다. 피해 간 이유를 그들의 무책임성이나 비겁함으로 지적할 수 있겠지만, 그러나 더욱 근본적인 이유는 그들이 '하지 말라'는 명령에만 묶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에게 고하여 이르라 백성 중의 죽은 자로 인하여 스스로 더럽히지 말려니와…"(레 21:1).

그들은 하나님의 성전에서 제사를 집전하고 돕는 성별 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자신을 불결하게 해서는 안 되는 '더럽히지 말라' 즉 '하지 말라'는 명령에만 묶여버린 사람들이었습니다. '하지 말라'는 명령에 묶인 이들은 '죽은 자를 가까이 하지 말라'는 율법을 지키기 위해 강도 만난 사람을 돌아보지 않고 피하여 지나친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강도 만난 사람이 죽었는지는 확인했어야 했습니다. '하지 말라'는 명령에만 묶인 사람은 아량과 배려를 상실하기 쉽습니다. ' 하지 말라'는 명령에만 묶인 사람은 남을 쉽게 판단하고 정죄합니다. 모험적이거나 적극적이지 못합니다. 기쁨이나 즐거움보다는 체면을 지키기 위해 의무적으로만 신앙생활을 합니다. 신앙의 형태가 이렇게 굳어 버리면 율법적인 사람이 되고 맙니다. 무슨 일에나 항상 제한하는 자리에 서 있게 되고, 비 의욕적인 모습으로 행동하게 됩니다.
마지막 사람은 사마리아인이었습니다. 강도 만난 사람을 보고 불쌍히 여겨 상처에 포도주와 기름을 붓고, 싸매어 주고, 자기 짐승에 태워 주막으로 데리고 와서 돌보아 주었습니다. 이튿날 주막 주인에게 비용을 주면서 돌보아 줄 것을 부탁하고 비용이 더 들면 돌아와 갚겠다며 끝까지 책임을 졌습니다. 이 사마리아인은 '하라'는 명령을 이루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은 적극적이고 희생적입니다. 즐거움과 기쁨으로 책임을 지는 사람입니다.
예수님은 마태복음에 보면 어느 계명이 크냐고 묻는 율법교사와의 대화 중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는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 22:37∼39).

예수님은 하나님의 명령의 핵심을 말씀하셨습니다. 그것은 적극적인 명령으로 '사랑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죄를 짓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도 중요합니다. 즉 '하지 말라'는 말씀을 지키려는 태도입니다. 그러나 더욱 중요하고 적극적인 태도는 뜨겁게 하나님을 사랑함으로써 죄와 무관한 삶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사랑에 빠지면 그 사랑의 능력 안에서 죄를 의식조차 하지 않게 됩니다.

'하지 말라'는 명령의 모든 것은 '하라'는 명령을 따르는 데서 이루어집니다. 이웃의 것을 탐내지 않거나 도적질하지 않고, 간음하지 않는 것, 이 모든 것들을 지키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하지 말라'는 말씀으로 명령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적극적으로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할 수 있도록 해보십시오. 사랑하는 데 적극적이 되면, 이웃의 것을 탐내지 않게 되고, 도적질하지 않게 되고, 간음하지 않게 됩니다.

'하라'는 말씀에 적극적이 되어 보십시오. 그러면 '하지 말라'는 이 모든 말씀의 요구를 이룰 수 있게 됩니다. 미워하지 않으려고 고민하며 애쓰는 것보다 용서하라는 말씀대로 용서하십시오. 그러면 미워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교만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겸손하라는 말씀대로 겸손하십시오. 그러면 교만하지 않을 것입니다. 불평하는 자가 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감사하라는 말씀대로 감사하십시오. 그러면 불평하지 않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하라'는 말씀에 따라 살아가는 신앙의 삶을 어떻게 이룰 수 있겠습니까?

적극적인 믿음의 생활로 이룰 수 있습니다
적극적인 믿음은 하지 말라는 명령보다는 하라는 명령에 더욱 열심을 냅니다. 예수님께서는 적극적인 믿음의 역사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만일 믿음이 한 겨자씨만큼만 있으면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기라 하여도 옮길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마 17:20).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신 것을 보았다는 제자들의 말을 '도마'는 믿지 않았습니다. 그는 "우리가 주를 보았노라"고 하는 제자들에게 "내가 그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도마를 포함한 제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도마에게,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라. 그리하고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고 하셨습니다. 이후 도마는 믿는 자가 되었습니다. 믿는 자가 될 때, 적극적으로 행하는 자가 될 수 있었습니다. 기독교 역사가 전해 주는 전설에 의하면 적극적인 믿음의 사람이 된 도마는 인도에까지 가서 복음을 전했다고 합니다. 결국은 복음을 위하여 순교자가 되기까지 한 것입니다. 적극적인 믿음의 사람이 될 때에 도마는, "땅 끝까지 이르러 복음을 전하라"는 예수님의 '하라'는 명령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적극적인 믿음으로 사셨습니다. 이 예수님은 우리가 적극적인 믿음의 사람이 되어 '하라'는 주님의 명령을 이루기를 기대하고 계십니다.

하나님 말씀에 성실함으로 이룰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에 성실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말씀에 성실하심으로 십자가를 지라는, 즉 '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이루셨습니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엡 6:17)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가져야만 우리는 영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운동력이 있어 좌우에 날이 선 어떤 검보다도 예리하여 우리의 혼과 영과 및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 마음의 생각과 뜻을 감찰하고 새롭게 하여 바로 서도록 해줍니다.
사도 요한은 우리가 흉악한 자를 이긴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속에 거하셨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성실한 사람은 항상 긍정적이고 적극적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하라'는 명령에 적극적이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말씀에 성실하십시오. 그러면 '하라'는 명령에 따라 살아가는 적극적인 삶의 역사를 이룰 것입니다.

사랑의 능력으로 이룰 수 있습니다
사랑은 하게 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사마리아 사람은 강도 만난 사람을 보자 불쌍히 여겼습니다. 사랑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켰고, 그를 돕게 하는 이웃 사랑의 역사를 만들었습니다. 예수님은 아버지 하나님과 우리 인류를 사랑하셨기 때문에 아버지 하나님의 뜻에 따라 인류를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해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사랑해 보십시오. 그러면 사랑하는 대상이 "하라"고 요구하는 것을 하는 자가 될 것입니다. 사랑의 힘은 하게 하는 역사를 만들 수 있습니다.

"사랑을 받지도 않고 사랑을 주지도 않겠다"는 사람이 세상에서 제일 교만하고 악한 사람입니다. 한 부인이 교통사고로 다리를 친 후에 남편에게 "나 같은 여자와 살 생각말고 예쁜 여자와 재혼하라"고 했습니다. 남편은 버럭 화를 내면서 "나에게는 오직 당신밖에 없다"고 고백하며 위로했습니다. 그러나 얼마 후 부인은 남편에게 짐이 되고 싶지 않다며 자살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부인은 남편을 사랑한 것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지독하게 이기적이고 교만한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랑을 받을 줄 몰랐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주는 것과 받는 것 모두가 중요합니다.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을 때, 이 사랑은 하게 하는 행동을 만들어 냅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랑의 힘에 의해 하나님께서 '하라'고 하시는 것에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하지 않는 이유는 사랑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방적으로 제멋대로 행하는 것은 사랑 받기를 포기한 데서 나오는 행동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사랑을 부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그 사랑은 십자가 안에서 드러나 있습니다. 그 사랑은 우리를 붙들어 매는 능력이 되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하기를 원하시는 일을 하게 합니다.
우리는 사랑의 능력으로 '하라'는 하나님의 요청을 이룸으로써 그리스도에 이르기까지 성숙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신 성령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 마음에 부은 바 됨이니"(롬 5:5).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핍박이나 기근이나 적신이나 위험이나 칼이랴…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롬 8:35∼39).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지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엡 4:15).

여러분, 지금 우리의 믿음에 대하여 질문해 봅시다. '하지 말라'는 말씀과 '하라'는 말씀 모두를 무시하거나 외면하고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지 말라'는 명령에만 묶여버려 '하라'는 말씀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아니면 하라는 말씀에 적극적이기에 하지 말라는 것까지 성취하는 믿음의 삶을 살고 있습니까? 예수님은 율법사에게 "너도 이와 같이 하라"고 하셨습니다. '하라'는 말씀에 따라 하는 사람이 되십시오. 적극적인 믿음을 가지십시오. 하나님의 말씀에 신실하시고, 또 사랑의 능력을 가지십시오. 그렇게 함으로 '하라'는 말씀의 요구를 이루는 사람이 되십시오. '하라'는 말씀에 따라 할 수 있음으로써 '하지 말라'는 말씀의 요구까지도 이루는 믿음의 사람이 되십시오. 아멘..
(김 성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