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개척교회중 8개교회 3년내 문닫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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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교회도 고급화… 개척자금 수십배 증가
▲ 개척교회가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다. 갈수록 힘든 개척교회 현실
10개 중 8개의 개척교회는 3년 이내에 문을 닫고 있다. 수억 원의 은행 빚을 갚지 못한 채 신용불량자가 된 목회자, 매달 수백만 원의 이자를 갚지 못해 개척자금을 까먹다가 결국 교회문을 닫은 목회자, 개척한지 수년이 지나도 10명 안팎의 성도 때문에 절망에 빠진 목회자. 한국교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이런 현실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천명의 신학교 졸업생들은 ‘김삼환 신드롬’, ‘하용조 신드롬’ ‘옥한흠 신드롬’과 같은 ‘성공신화’를 꿈꾸며 개척교회를 시작하고 있다. 갈수록 개척교회가 자립할 수 있는 길은 점점 좁아지고 있지만 성공신화를 꿈꾸는 신학생들은 ‘새벽기도’, ‘아버지학교’, ‘제자훈련’을 통해 성공한 목회자와 동일한 부흥을 기원하고 있다.
이들은 잘 짜여진 프로그램과 자녀들의 교회교육이나 예배환경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여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이런 틈새를 노린 결과 강남, 분당신도시, 일산, 평촌 등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뒤질세라 다른 지역 대부분 개척교회도 ‘고급화’를 추구하고 있다. 아늑하고 친근감 있는 예배당 인테리어, 안락한 고급의자, 성도들을 위한 휴식공간을 갖추는 것은 기본으로 여길 정도다. 이런 이유로 개척자금도 매년 수십배씩 뛰고 있다.
하지만 이런 수억원의 개척자금은 대부분 목회자의 몫. 따라서 개척교회 목회자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위험수위를 넘었다는 진단이다. 성공에 대한 압박감과 지역교회와 경쟁의식이 목회자들의 스트레스를 부추기고 있고, ‘성공신화’는 개척교회 목회자들에게 실상보다는 허상을 보게 하여 복음전파의 과정보다는 그 결과에 더 얽매이도록 하고 있다는 것.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성장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담은 동료 목회자들을 만나 대화할 때 실제보다 성도들의 출석수를 부풀려 말함으로써 자신의 내면을 스스로 속이고 있다고 이관직교수(백석대)는 지적했다.
이교수는 “내면적으로 낮은 자존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외부적인 성취와 성공으로 낮은 자존감을 채우려 하고, 동료 목회자들이나 다른 교회로부터 인정과 관심을 끌고자 하는 내적 취약성을 갖게 된다”며 “외부적 성취나 성도들의 양적인 증가가 일어나지 않을 때 자신의 열등감을 재확인하며 내적 고통과 갈등을 겪는다”고 설명했다.
개척교회 목회자가 스트레스로부터 보다 자유로워지고 강박적 사고와 행동으로부터 해방되기 위해서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보는 작업이 필요하다. 하나님이 자신을 부르신 소명의 의미를 지속적으로 점검함으로써 성공신화의 허상을 떨쳐버리고 하나님 나라라는 큰 틀 속에서 자신의 삶과 목회를 바라볼 수 있는 넓은 시야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달란트가 비록 한 달란트라 할지라도 그 한 달란트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노력하고 목회생활 ‘과정’ 속에서 기쁨과 성취감을 경험할 때 행복한 목회자가 될 수 있다는 것.
목회전문가들은 샛강이 살아야 큰 강이 살듯이 개척교회가 살아야 대형교회가 생존할 수 있다. 개척교회들이 성공신화를 쫓아가지 않아도 행복한 목회를 할 수 있다는 ‘목회자의 자긍심’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목회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송영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