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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교회 (신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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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척교회 현장진단/ 신당동 나눔의교회

●개척은 지금도 해야 합니다

   대도시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다는 점에서 복음을 전하기에 좋은 어장이 아닐 수없지만 사람들이 마음의 문을 열기가 쉽지 않은 환경 때문에 섣불리 개척을 시작할 수 없게 한다. 특별히 기존의 교회들이 즐비한 곳에 또다시 교회를 세우게 될 때 목회자는 이것이 바른 사역의 방법인지 다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과거와 같이 교회건물이 보잘것없고, 규모가 작다 해도 축호 전도나 문서 전도를 통해 지나가는 사람들을 만나고 어느 정도 관계가 이뤄졌지만 지금 그런 시대는 지나지 않았는가라고 선교와 전도의 전문가들은 말한다. 목회에서도 규모와 크기를 생각하게 되는 현실속에서 '60평 집에 사는 사람이 60평 교회에 가지 않고, 30평 집에 사는 사람이 30평 교회가지 않는다'라는 말은 우화적으로 지금의 목회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특별히 대도시의 재개발 지구에서의 개척은 이런 점에서 목회자에게 도전을 주고 있다. 기존지역을 철거하고 대단위 아파트가 들어서는 지역은 목회자에게 개척에 대한 가능성을 보게 하지만 그렇다고 중산층 이상이 사는 이런 지역에 무작정 개척한다는 것은 그렇게 쉽게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이다.

도심속의 '신도시'에서 교회 개척을
서울은 한국의 수도로 전국의 인구가 모이는 중심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이라고 해서 인구가 유입되는 곳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장기적인 인구 정체나 또는 인구 감소가 심한 지역도 많이 있는데 도시 중심지일수록 더 하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지역이 중구라고 할 수 있는데 부 도심지역이 활발히 개발되던 90년대 초반까지 이 지역은 많은 인구가 줄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이 지역에 큰 단지의 재개발 아파트가 들어서는 추세에 있는데 오밀조밀한 주택들을 헐고 번듯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대표적인 지역으로 중구 신당동을 들 수 있다. 최근 2년 사이에 동아, 남산타운, 삼성 등 신규 아파트단지가 세워졌고 9천여 세대가 동시에 입주한 이 곳은 기존의 교회뿐만 아니라 새로운 개척교회들도 전도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지역이다.

신당동에 위치한 나눔의교회(통합) 역시 이런 상황 가운데 개척된 교회로서 곽충환 목사(47세)가 91년에 개척하여 지금까지 사역해 오고 있다. 곽 목사는 대전이 고향으로 고1때부터 신앙생활을 했다. 원래 불신 가정에서 성장한 곽 목사는 한남대에 진학한 대학시절에 C.C.C. 대전지구에서 훈련받으면서 목회에 대한 소명을 발견하고 결국 장신대신대원에 진학했다. 신대원을 졸업하면서 진로에 대해 고민하던 곽 목사는 사람과 더불어 있는 목회, 영혼을 가르치는 목회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기회가 주어져 영락고등학교 교목으로 7년 동안 사역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에 우연찮게 개척에 대한 도전을 받게 된다. 예전부터 서로 알고 지내던 어느 집사님이 있었는데 평소 개척을 서원하고 있던 중에 곽 목사에게 함께 개척 교회를 섬길 것을 제안한 것이다. 당시 신당동 지역은 큰 교회들이 많았고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사람들도 많았기 때문에 이 지역에 교회를 세워서 목회가 될까라는 생각도 해 보았지만 이 지역에 있는 큰 교회들이 좋은 교회들이었고 또한 몇 년 후에 대단위 아파트들이 들어선다는 말을 듣고 장래를 보고 개척에 대한 꿈을 가지고 상가 지하에서 목회를 시작했다.

이렇게 교회는, 지방에서 올라오신 다른 집사님 가정과 함께 3가정이 시작됐다. 아직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지 않은 상황에서는 인근 동네에 대한 전도를 전념해야 했다. 교회 개척 초기에는 솔직히 시간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처음 나온 성도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지내며 성경공부를 했다. 대학생 시절에 공부했던 내용들을 중심으로 같이 모임을 가졌는데 그런 성경 공부 모임을 하다가 어떻게 알게 된 사람들이 생기면 전도의 기회로 삼았고 그렇게 해서 교인으로 등록하면 또 같이 성경공부하는 식으로 해서 2년 동안 모임을 진행했다.

예배는 언제 어디서나 가장 중요한 핵심 개념이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예배 준비에 게을리 할 수 없었지만 교회를 찾아올 수 있는 사람들이 주일 낮뿐만 아니라 저녁에 오히려 많을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저녁 예배 설교를 오히려 낮 예배보다 더 열심히 준비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기독교 세계관을 심어줄 수 있는 분들을 초청해 강의를 부탁했는데 그것이 교회에 대한 인식을 좋게 했다.

그렇게 2년 정도 목회하니까 성도가 한 90명 정도 모이게 됐다. 가정에서는 제자훈련을 했고 예배에 많은 노력을 기울었지만 그러나 그것만으로 다룰 수 없는 것이 헌신된 삶의 부분이었다. 생활 속에서 예배의 감격과 말씀을 통한 훈련을 '나누는 삶'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교회이름을 나눔의교회라고 정했다.

나눔의 교회상
그런데 '나눔의교회'라는 이름을 정하고 나서 교회에 호감을 가지고 등록한 사람들이 많이 생겼다. 한번은 모 대학교의 교수로 계신 분이 지나가다가 '나눔의교회' 글씨를 보고 자기 학교의 교양 과목 중에 기독교에 대해 소개하는 강의를 부탁하기도 했다. 몇 년 전에는 새벽에 교회 앞에서 누군가가 어린 아이를 놓고 가버린 일이 있었는데 3년이 흐른 후 아이의 아버지가 찾아왔다. 그 때 당시에는 이혼하고 아이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새벽에 아이를 엎고 고개를 넘다가 교회 이름을 보게 됐다고 한다. 그래서 '나눔의 교회라면 아이를 맡겨도 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특별히 곽 목사는 나눔을 실천하는 일에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이 나이 드신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주일 오후에 드리는 '어르신 예배' 시간이 되면 인근 약수역에서 교회까지 걸어오는 노인들로 긴 행렬이 이뤄질 때가 많은데 참석하는 분들에게 일정금액을 드린다. 처음에는 몇몇 할아버지를 도우는 일로 시작한 일이 점점 더 규모가 커져서 지금은 어르신 예배에 참석하는 인원이 2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렇게 오시는 분들에게는 한 달에 한번 단체로 목욕을 해드리고 있다. 그래서 청년들을 중심으로 비누칠도 하고 때도 밀어드리는데 물론 노인들은 너무 좋아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어르신 예배는 5년 동안 이뤄졌다.

한편 성탄절을 맞이하여 어떻게 하면 이웃에 대한 봉사가 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다가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뜻을 모든 성도들에게 가르치고 은행에서 신권으로 3천원 씩을 어린이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모든 성도들에게 나눠주는 행사를 한다. 권 목사는 그 물질로 성도들이 성탄절까지 좋은 곳에 사용하도록 권하면서 어떻게 도왔는지를 서로 나눌 수 있게 했다. 자기가 서있는 자리에서 섬김과 나눔의 자리에서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면서 성도들과 함께 느끼게 되는 것은 주위의 감춰진 곳에 정말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나눔의 생활을 실천하도록 노력했는데 이런 봉사들이 교회를 키우는 수단의 하나로 비춰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사진을 찍어 광고하거나 전단지를 만들어 아파트 단지나 동네에 뿌리는 일은 삼가고 있다고 한다. 물론 농어촌 교회와 장애기관 돕기 등 여러 사역들을 같이 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성도들의 삶 속에서 교회의 목적이 나눔의 정신을 실천하려는 것에 있음을 인식하고 행하려고 하는 자세를 가진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라고 그는 말한다.

개척교회는 인내로 한다
봉사를 교회의 중심으로 삼게 되면서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있어 '우리교회'의 상은 '나누고 섬기는 교회'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렇게 10년 정도 목회 했지만 정작 아파트 단지 사람들은 별로 등록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바로 앞에 대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을 때, 나눔의교회 성도들도 열심히 전도했다. 주보를 돌리기도 하고 사탕을 담은 편지를 보내고 성구가 적힌 카드를 보내거나 새로 입주한 사람들을 섬기는 마음으로 쓰레기 봉투를 선물로 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들을 통해 새 입주자들이 교회에 호감을 가진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 교회에 등록한 것은 아니었다. 어르신 예배를 드리는 교회로서 조금씩 알려질 뿐이다. 오히려 교회에 등록한 것은 주위에 소문을 듣고 나온 다른 곳의 사람들이었다. 재개발 단지에서의 목회가 얼마나 쉽지 않은가라는 점을 보게 하는 대목이다. 지금까지의 사역을 놓고 볼 때 새 아파트 단지를 기대하면서 개척했지만 사역의 열매는 전혀 다른 곳에서 맺혀지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아닌 곳에서 모인 사람들이 지금은 성도가 250명, 주일학생들이 300명 정도가 모이는 교회로 성장했다.

이런 점들을 생각해 볼 때 도심 재건축 아파트 단지가 있는 지역이라고 해서 무작정 교회 성장의 좋은 '목'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조금은 무모한 판단이 아닌가라고 생각된다. 특별히 교통이 편한 도심지역에서는 자기가 다니던 모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경제적 어려움이 덜한 중산층이 대다수인 단지에서 작은 개척교회를 가려고 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그럼 이런 단지에서 목회를 시작하려고 하거나 이미 시작한 목회자들은 어떻게 사역하란 말인가? 곽 목사는 이렇게 말한다. "교회가 교회다운 일로 인내하면 교회는 세워진다고 저는 봅니다. 저도 역시 개척 목회의 어려움을 알기 때문에 누가 개척한다고 하면 축하하고 싶은 마음은 적지만 그러나 교회가 생명력을 가진 공동체라는 점에서 개척은 지금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하고 그런 분들을 격려하고 싶습니다." 비록 엄청난 수의 성장을 경험하지는 못한다고 할지라도 성도들을 목양하는 기쁨을 누리는 목회가 된다는 것은 성경이 말하는 교회의 그림을 목회에 구현하려는 끊임없는 노력가운데 조금씩 이뤄진다는 생각을 해본다. 새로운 지역을 찾는 것도 문제지만 그 지역에서 바른 교회를 세워나가려는 인내의 싸움이 목회자에게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글.홍순석 기자/사진.안유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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