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 나무-겨자풀
▲ 겨자로 잘못 알려진 나무 Nicotoana glauca 와 그 가지 (아래사진)
이스라엘 성지 순례 객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는 것 중 하나가 겨자이다. 겨자씨와 더불어 '겨자 나무'를 보고자 하는데 복음서의 겨자씨 비유(마 13:31,32 막 4:30-32, 눅13:18,19)를 읽은 사람이 '겨자 나무'를 찾는 것은 무리는 아니다. 겨자씨가 자라 나무가 된다는 표현이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있으며, 마가복음에는 새들이 깃들 정도라고 표현되어 있는데 헬라어로도 틀림없이 나무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겨자가 어떤 식물인가 하는 것을 이야기 하기 전에 먼저 겨자씨 비유를 간략하게 언급하고자 한다. 성서의 사건이나 예수님의 말씀에는 이해하기 쉬운 것이 있는 반면에 좀 의아한 것들이 있는데, 겨자씨 비유는 후자에 속하는 것으로 많은 성서 주석가들을 곤란하게 하는 대표적인 구절이라 생각된다.
왜냐하면 사실 겨자는 나무가 아니라 1년 생 풀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겨자씨 비유에서 이 비유를 이해 하는데 도움을 받는 것은 앞부분이다. 겨자는 어떤 사람이 자기 밭에(마태복음), 또는 자기 채전에 (누가복음) 심은 나물, 채소와 같은 것이다.
즉, 겨자는 라카논(밭, 또는 정원에서 기르는 모든 종류의 작은 식물로서 풀, 나물, 채소를 가리킴) 의 하나로 밭이나 채전, 정원에 심겨 지는데, 그 씨앗이 다른 라카논의 씨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으나 자라면 그 키가 다른 것들보다 훨씬 커진다는 것이다.
더 작은 씨에서 더 큰 식물이 자란다는, 씨앗만으로는 쉽게 기대나 상상할 수 없는 일이 일어 난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이 하나님 나라도 일반의 예상의 벗어나는 것으로서, 도저히 생각 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하나님 나라가 도래하게 된다는 것이 이 비유의 가르침이다. 비유의 후반부 내용은 겨자가 나무가 된다는 것보다는 나무만큼 커진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이스라엘에는 우리가 겨자라고 이야기 하는 식물이 있는데, 학명이 Sinapis abla (직역하면 흰 겨자). 일반 명이 '보통 겨자' 또는'이집트 겨자'이다. 그런데 이 Sinapis abla는 1년 생 풀로서 그 키가 겨우 80 - 100 Cm 정도 자란다. 그러므로 이것을 예수님께서 염두에 두신 겨자로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그래서 거의 모든 성서 식물학자들은 학명으로 Brassica nigra (직역하면 '검은 배추'), 일반 명으로 '검은 겨자' 인 풀을 예수님이 말씀하신 겨자로 생각하고 있다.
이 Brassica nigra는 그 씨앗에서 짜낸 기름을 약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재배 되었다. 기름을 짜고 남은 씨앗의 가루 들은 겨자로 알려진 향료의 재료로 사용 되었다. 또 어린 풀잎은 샐러드나 다른 요리로 만들어 먹을 수가 있었다. 이 식물은 약 2m 정도 자라며 , 골란 고원 등 적합한 환경에서는 그 이상 자란다.
한편 이스라엘에 학명이 Nicotiana glauca, 히브리어 일반 명이 '타바크'인 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가 겨자 나무로 잘못 소개되는 경우가 있다. 이 담배 나무는 글자 그대로 나무이고, 또 그 씨가 라면 스프 가루처럼 작기 때문에, 겨자 나무로 알려졌을 것이다.
이 Nicotiana glauca가 나무이고 그 씨가 정말 작기 때문에 예수님의 비유와 어울리는 듯이 보이나, 이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담배와 관련이 있는 나무로서, 예수님 당시에는 없던 나무이다.
정순혁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