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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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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의 일생 <행 9: 36-43>


A Life of Her



댄 헐리(Dan Hurley)라고 하는 사람은 60초짜리 대본을 써서 유명해진 사람입니다. 그는 뉴욕 할렘가의 빈민촌 사람들로부터 LA 할리우드의 유명한 영화배우들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이 살아 온 이야기들을 진지하게 들은 뒤 겨우 한 페이지, 다시 말해 60초 동안 관객들이 들을 수 있는 전기를 써서 미국에서 아주 유명한 사람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헐리가 쓴 개인의 60초짜리 전기 대본은 모두 2만개 정도 되는데 그 중에 두 가지를 여러분들에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뉴욕 부룩클린의 한 후미진 골목의 쓰레기 처리장에 살고 있는 올해 40세의 클레멘트(Clement)의 삶에 대하여 헐리는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습니다. "나는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방식에 대하여 정말로 만족합니다. 행복하지는 않지만 그저 내 삶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클레멘트는 말하기를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쓰레기 수거장이지만 기분이 나쁘지는 않습니다. 이 쓰레기 수거장은 사면이 벽으로 되어 있고 천장과 바닥이 있습니다. 단 한가지 없는 것이 있다면 부엌과 화장실이랍니다." 그는 부인과 이혼한 뒤 이곳 쓰레기 수거장에서 거처를 정하여 살게 되었는데 자신은 마약이나 알콜 중독자가 아니며 "담배피우고 가끔 가다가 마리화나를 피우는 것이 자기가 저지르는 유일한 죄악"이라고 솔직하게 인정했다고 합니다. 그는 깡통이나 빈 병, 어느 정도 가치가 있어 보이는 쇠붙이 등을 주워서 생계를 유지하는데 놀랍게도 한 달에 800불에서 900불 정도의 수입을 올려서 자기 첵킹 어카운트에 저축까지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는 먹고살기 위하여 구걸하지도 않고 정부의 빈민 구제 도움도 받지 않고 순전히 자기 힘으로 생활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굉장히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헐리는 또 한 사람 우리의 주목을 끌만한 60초짜리 삶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정직한 에이브'(Honest Abe)라는 제목이 붙은 전기는 다음과 같이 한 사람의 일생을 간명하게 적고 있습니다. "정직한 에이브. 그는 자기가 한 말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다. 공인회계사로서 그는 정직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사람들은 그를 믿고 의지했다. 그는 58년전에 자기 아내 마저리(Margery)에게 자기가 항상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 곁에 있어주겠다고 결혼 서약을 했을 때 역시 정직했다. 두 사람은 그 후 지금까지 오랫동안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해왔고 현재 두 명의 자녀와 세 명의 손주들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가 정직하다는 사실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 것은 6년전에 자기의 큰사위 프렏(Fred)이 병원에 입원해서 문병을 갔을 때였다. '장인 어른, 머리를 깎으셔야 되겠어요,' 사위가 농담을 건넸을 때 에이브는 '자네가 이 병원에서 건강한 몸으로 퇴원하기 전까지는 나는 머리를 깎지 않을 걸세,' 아주 심각한 어조로 대답했다. 그의 큰사위 프렏은 병상에서 일어나지 못했으며 결국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에이브는 사위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그 다음부터 일체 머리를 깎지 않게 되었다.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자기가 한 약속에 충실한 보수적인 에이브가 지금도 긴 생머리를 뒤로 묶어 아래로 드리우고 있는 이유이다."


만일 헐리가 60초짜리 전기를 써서 여러분의 일생을 간략하게 세상 사람들에게 알린다면 어떤 내용이 될까요? 오늘 아침 우리는 사도행전 9장에 기록된 한 여인의 60초짜리 전기를 보게 됩니다. 아주 짧은 내용으로 되어 있지만 한 여인이 얼마나 아름답고 귀한 일생을 살았는가 한 눈에 알 수 있을 만큼 인상적으로 쓰여져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이 여인, 도르가의 일생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첫째로, 이 여인은 자신의 이름대로 산 여자였습니다. 본문 36절에 보면 "욥바에 다비다라 하는 여제자가 있으니 그 이름을 번역하면 도르가라"고 했습니다. 이 여자의 이름은 그 당시 유대인이 쓰던 아람어로는 '다비다'요, 헬라어로 번역한 말로는 '도르가'라고 했는데 두 이름의 뜻은 모두 '아름다운 노루' 혹은 '영양'(gazelle)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부모님이나 혹은 가족들 가운데 누군가가 이 여자에게 이와 같이 예쁜 이름을 지어 주었을 텐데 도르가는 자기 이름 그대로 아름다운 향기를 발하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고 살았습니다. 우리의 이름은 우리의 인격과 개성을 그대로 말해 줍니다. 특히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은 후 '그리스도인'(Christian)이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이름 그대로 '그리스도께 속한 자'로서 부끄럼 없는 귀한 삶을 살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제 1차 세계 대전이 진행중이던 1917년 세계 전쟁사에서 가장 잔혹한 민간인 학살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슬람을 믿는 터키인들(Muslim Turks)이 아르메니아(Armenia)에 쳐들어가 기독교를 믿는 75만명의 신자들을 학살했습니다. 남녀노소를 가릴 것 없이 기독교신자로 생각되는 사람들을 일렬로 세워 놓고 바로 그 뒤에 이들을 묻을 참호 구덩이를 판 뒤 총구를 턱에 겨눈 채 터키 군인들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Mohammed or Christ" 누구든지 "Mohammed"라고 말만 하면 혹시 생명을 건질 수도 있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Christ, only Christ!"라고 외치면서 장렬하게 죽어 갔습니다. 그들은 '그리스도인'이라고 하는 고귀한 이름, '예수 그리스도'라고 하는 귀한 이름에 자기 목숨을 건 순교자들이었습니다.


둘째로, 도르가는 도대체 어떻게 살았기에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을까요? 본문 36절 후반에 보면 도르가는 "선행과 구제하는 일이 심히 많더니"했습니다. 도르가는 일생 동안 착한 일을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을 많이 했습니다. 또한 39절 후반에 보면 도르가는 살아 있었을 때 바느질을 열심히 해서 욥바라는 동네에서 아주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도르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베드로가 급히 욥바에 도착하자 도르가의 시신 앞에 모여있던 모든 과부들이--아마도 도르가에게 많은 은혜의 빚을 진 과부들이었을 것입니다.--도르가가 살아 있었을 때 바느질해서 만든 속옷과 겉옷을 다 내어서 보여주었습니다. 바로 이와 같이 도르가가 만들었던 속옷과 겉옷은 도르가의 부지런함과 고귀한 인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도르가는 욥바에서 바느질 솜씨로 유명한 사람이었으며 그의 선행과 구제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만들었습니다. 비에 샐래자(Bea Salazar)라고 하는 여자는 1990년 등 수술(back surgery)을 받은 뒤 허리를 제대로 쓰지 못했습니다. 그녀는 심한 우울증에 걸려서 하루하루 고통스럽게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쓰레기를 버리기 위하여 밖에 나갔다가 샐래자는 한 어린 소년이 쓰레기장을 이리저리 뒤지면서 먹을 것을 찾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순간적으로 불쌍한 마음이 든 이 여인은 그 소년을 집에 데리고 들어가 'peanut-butter-and-jelly sandwich'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제 샌드위치를 게눈 감추듯 맛있게 먹은 소년이 집을 나간 뒤 불과 15분도 지나지 않아서 자기 친구를 여섯 명이나 더 데리고 와서 "Is it true that you're giving away peanut-butter-and-jelly sandwiches?" 하고 물었습니다. 샐래자는 이 동네에 많은 부모들이 일에 지쳐서 아이들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아이들이 거렁뱅이처럼 동네 이곳 저곳을 떠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런 사실을 발견한 샐래자는 지역 사회의 여러 교회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자원 봉사자들과 구호품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이런 선행에 감동을 받은 어떤 사람이 아파트를 기증했습니다. 그리고 이 아파트에 매일 100여명의 방황하던 어린이들이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10년이 지난 뒤 이 아이들 가운데 5명이 가난한 가정 환경에도 불구하고 community college에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샐래자는 나중에 고백하기를 "나는 'peanut-butter-and-jelly sandwich' 하나가 내 인생은 물론이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게 될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누군가의 고통만 온통 생각하다보니 내 자신의 고통은 쉽게 잊어버리게 되었다. 그러므로 당신이 누군가를 도와줄 때 그것은 바로 당신 자신을 돕는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우리의 생애가 이웃에게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도록 선행과 자비를 실천합시다.


셋째로, 이렇게 아름다운 일생을 살았던 도르가가 세상을 떠났을 때 사람들은 어떻게 했습니까? 37절에 보면 도르가가 병이 들어 세상을 떠나자 그 시신을 다락에 안치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38절에 보면 그 당시 룻다에서 활동하던 베드로에게 두 사람을 보내어서 지체말고 욥바로 오라고 간청했다고 했습니다. 룻다는 오늘날 이스라엘에서 가장 큰 도시인 텔 아비브(Tel Aviv)의 동쪽에 있는 로드(Lod)라고 하는 도시이며 욥바는 오늘날의 자파(Jaffa)라는 곳으로서 텔 아비브의 남쪽에 위치해 있다고 합니다. 어쨌든 간에 동네 사람들이 얼마나 도르가를 사랑했던지 어떻게 해서든지 살려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그 당시 초대 교회의 영도자인 베드로, 즉 각종 병고치는 능력을 가진 사도로 소문이 자자했던 베드로를 급히 모셔올 정도였다는 사실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떠났을 때 누군가가 우리의 죽음을 애통해 하면서 "참 아까운 사람 하나 죽었다. 좀 더 오래 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 당장이라도 살아났으면 좋을 텐데." 그런 말을 들을 수만 있다면 우리의 인생은 성공한 인생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죽었을 때 "에이, 그 사람 잘 죽었어. 그렇게 못된 짓만 하더니 잘 죽었어." 우리의 죽음이 이와 같은 냉소적이고 경멸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다면 얼마나 수치스러운 일이겠습니까. 문제는 베드로가 룻다에 있다가 급히 욥바로 가 도르가를 다시 살렸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베드로가 도르가를 살리는 장면은 예수님께서 회당장 야이로의 열두살 먹은 딸을 고쳐주신 내용과 너무나 비슷합니다(누가 8: 40-42; 49-56).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 그리고 이 여자아이의 부모만 방에 들어가게 하시고 아이의 손을 잡고 "일어나라" 명령하시므로 다시 살게 하신 것처럼, 베드로 역시 온 동네 사람들을 다 내어 보낸 후 무릎을 꿇고 기도한 후 시신을 향하여 "다비다야 일어나라"고 말하니까 그가 다시 살아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역이 베드로에게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게 하는 대목입니다. 스승이 하셨던 일을 자세히 보아 두었다가 자기도 그대로 똑같이 행하였던 것입니다. 우리에게 좋은 영향을 미칠 스승, 꼭 따라서 하고 싶은 스승이 있다면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우리는 예수님을 스승으로 삼고 그 뒤를 따르는 제자들입니다. 우리도 예수님 하신 모습 그대로 뒤따라 할 수 있는 제자들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제 동네 사람들의 간절한 소원대로 도르가는 다시 살아나 평소처럼 열심히 바느질하고 구제와 선행을 계속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본문 42절에 "온 욥바 사람이 알고 많이 주를 믿더라"고 했습니다. 도르가가 다시 살아났다는 사실 때문에 주님 믿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한 사람의 생애와 죽음, 그리고 다시 살아남이 공동체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일생을 단 60초안에 설명하라고 하면 과연 어떤 내용이 될까요? 도르가의 일생은 매우 간결하면서도 감동적이었습니다. 심지어 그는 죽어서도 많은 사람들이 너무나 안타까워한 나머지 다시 살아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죽어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될 수 있고 아쉬움과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생, 우리는 그런 복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오늘 하루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김흥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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