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자가 받은 은혜 (롬 9:27~29)
본문
하나님께서 의도하시는 역사 경영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가운데서 선택된 적은 숫자만이 동참하게 됩니다.
사도 바울의 선교 사역에도 많은 동참자가 있었지만 말년에는 하나 둘씩 그의 곁을 떠나가고 오직 누가만이 남아서 자기 곁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딤후 4:10). 사람은 매사에 시작도 좋아야 되지만 그 끝맺음도 아름다워야 됩니다. 끝까지 남아서 자기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는 사람은 특별한 은혜를 받은 사람입니다. 로마서 11:5에 “그런즉 이와 같이 이제도 은혜로 택하심을 따라 남은 자가 있느니라”고 하였습니다.
금년도 앞으로 한 달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의 그 믿음을 지키며 끝까지 남은 자의 자리를 지키는 사람은 복이 있는 사람입니다.
1. 남은 자의 의미
본문말씀 27절에는 이사야의 예언을 인용하여 “이스라엘 뭇 자손의 수가 비록 바다의 모래 같을지라도 남은 자만 구원을 얻으리니”라고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수많은 사람 중에 남은 자로 구분 짖는 사람에게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십니다.
1) 선택된 사람입니다.
세상 사람이 겉으로는 거의 같은 사람처럼 보여도 따지고 보면 모두 신분상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도는 하나님께 속한 사람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만세전부터 자기의 소유로 선택하셨기 때문입니다. 구약의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이 여기에 해당됩니다(신 7:6).
그런데 성경은 아브라함의 혈통에서 났다고 다 아브라함의 자손이라 하지 않았습니다. 같은 아브라함의 아들이라도 하갈의 몸에서 난 이스마엘은 제외되고 오직 사라의 몸에서 난 이삭만이 약속의 자녀라고 불렀습니다(갈 4:21-25). 또 이삭의 몸에서 난 에서와 야곱이 있지만 에서는 제외되고 야곱과 그 후손을 열두 지파로 지정하였습니다(롬 9:12).
2) 적은 수의 사람입니다.
사사기 7장에 보면 기드온이 이스라엘의 대적 미디안과 싸우기 위하여 처음 의용군을 모집했을 때 삼만 명이 넘는 무리가 몰려왔습니다. 그러나 그중에 싸움을 두려워하는 자 이만 이천 명이 돌아가 버렸습니다. 남은 일만 명도 물가에 가서 정신없이 물을 마시고 있었고 그중에도 손으로 움켜 핥아먹는 사람은 삼백 명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불과 삼백 명인 소수의 정예병으로 메뚜기 떼처럼 많은 미디안을 무찌르게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적은 무리여 무서워 말라 너희 아버지께서 그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시느니라”고 하였습니다(눅 12:32).
신약의 경우 언어나 종족이나 국경에 구별은 없지만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만이 하나님의 자녀로 선택받은 사람입니다(엡 1:7-9). 세례 요한은 요단강가에 모여온 무리들을 향하여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시리라”고 하였습니다(마 3:9). 지구상에 인류가 바닷가의 모래처럼 많을지라도 선택된 자 만이 남은사람 의 범주에 들게 됩니다.
3) 구원받은 사람입니다.
로마서 10:13에 “누구든지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가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리요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롬 10:14)라고 하였으니 이 말씀을 보아 전도자에게 복음을 받고 이를 믿어 구원에 이르는 자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구원에 이르게 되는 이들이 마지막까지 남은 자가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나중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고 하였습니다(마 10:22).
2. 남은 자의 특징
늦은 가을 나무 가지에 매달려 있는 완숙된 열매는 오랜 세월동안 많은 풍상을 다 이겨낸 것입니다. 이와 같이 하나님 앞에서 마지막까지 남은 자로 인정되는 사람도 수많은 과정을 겪어 나온 사람입니다.
1) 환난을 통과한 사람입니다.
예수님께서 열 두 사도를 전도자로 파견하실 때 그들이 겪어야 될 환난을 미리 말씀하셨습니다. 마태복음 10:22에 “또 너희가 내 이름을 인하여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나 나중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고 하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루스드라에서 유대인 폭도들에게 돌을 맞고 성 밖에 내침을 받았는데 거기서 일어난 후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행 14:22). 많은 사람들이 주님과 함께 가기를 원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따라 나왔다가도 십자가와 고난의 현장을 보게 되면 하나하나 그 길을 떠나가고 맙니다.
그러나 끝까지 남아 있는 사람은 온갖 환난과 시련을 감수하면서 그 길을 마다하지 않고 따라온 자들입니다. 계시록 7:14에 보면 하나님의 보좌 앞에 서 있는 흰옷 입은 무리에 대하여 “이는 큰 환난에서 나오는 자들인데 어린양의 피에 그 옷을 씻어 희게 한 자들”이라고 하였습니다.
2) 믿음을 지킨 사람입니다.
구약시대 불의 사자로 불리우던 엘리야도 실의에 빠져 하나님께 죽기를 구한 때가 있었습니다. 이세벨의 칼날을 피하여 숨어 다니던 엘리야는 하나님을 향하여 “이스라엘 자손이 주의 언약을 버리고 주의 단을 헐며 칼로 주의 선지자들을 죽였음이오며 오직 나만 남았거늘 저희가 내 생명을 찾아 취하려 하나이다”고 하였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는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 칠 천인을 남기리니 다 무릎을 바알에게 꿇지 아니하고 다 그 입을 바알에게 맞추지 아니한 자니라”고 하였습니다(왕상 19:14, 18).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온갖 시련을 겪는 동안 하나 둘씩 변절하고 세상길로 나아갈 때 끝까지 남아서 주님만을 따르는 사람은 신앙의 정절을 지킨 사람입니다. 계시록 14:4에는 시온산에서 어린양과 더불어 새 노래를 부르는 사람들을 가리켜 “이 사람들은 여자로 더불어 더럽히지 아니하고 정절이 있는 자”라고 하였습니다.
3) 구원의 체험이 있습니다.
히브리서 11장에는 아벨에서부터 에녹과 노아와 아브라함과 그 외에 수없이 많은 신앙의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거기 나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나오면서 마귀의 권세에 시달렸고 세상과 싸워서 이긴 사람들입니다. 히브리서 11:38에 “이런 사람은 세상이 감당치 못하도다 저희가 광야와 산중과 암혈과 토굴에 유리하였느니라”고 하였습니다. 히브리서 12:1에는 이런 사람을 가리켜 “구름같이 둘러싼 허다한 증인들”이라고 하였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기의 일생을 뒤돌아보면서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라고 하였습니다. 선한 싸움을 훌륭히 싸운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자랑스러운 무용담의 주인공이 되는 것입니다.
3. 남은 자의 사명
창조주 하나님께서는 의미 없는 생명을 존재하도록 하시지 않습니다. 참새 한 마리까지도 다 간섭하신다고 하였습니다(마 10:29-31). 하나님 나라에 참여하는 사람 중 하나님께서 남겨놓은 사람에게는 그 역할과 임무를 부여 하신 것입니다.
1) 자기의 역할이 있습니다.
호렙산 굴속에서 하나님의 응답을 기다리던 엘리야에게 하나님께서는 세미한 음성으로 그의 뜻을 계시하여 주었습니다. “너는 네 길을 돌이켜 광야로 말미암아 다메섹에 가서 이르거든 하사엘에게 기름을 부어 아람왕이 되게 하고 너는 또 님시의 아들 예후에게 기름을 부어 이스라엘 왕이 되게 하고 또 아벨므홀라 사밧의 아들 엘리사에게 기름을 부어 너를 대신하여 선지자가 되게 하라”고 하였습니다(왕상 19:15-16).
하나님께서는 엘리야가 세상을 떠나더라도 타락한 이스라엘에 새로운 종교 개혁을 이룩할 수 있는 기초를 다지게 하신 것입니다. 그동안 수없는 죽음의 고비를 통과하면서도 여기까지 이르게 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음을 알아야 됩니다.
이스라엘의 출애굽 당시 모세를 수종들며 여호수아와 함께 가나안 운동에 동참한 갈렙은 하나님께서 그때까지 저를 남겨두신 이유를 알았습니다. 나이 85세나 되는 고령임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이 서로 기피하는 헤브론 산지를 탈환하겠다고 자원하였습니다. 여호수아 14:12에 보면 “그곳에는 아낙 사람이 있고 그 성읍들은 크고 견고할지라도 여호와께서 혹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필경 여호와의 말씀하신대로 그들을 쫒아내리이다”고 하였습니다.
2) 축복의 증거가 되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앞서간 선진들의 역사는 후세 사람들에게 거울이 된다고 하였습니다(고전 10:6). 예레미야 1:18에 “보라 내가 오늘날 너로 그 온 땅과 유다 왕들과 그 족장들과 그 제사장들과 그 땅 백성 앞에 견고한 성읍, 쇠기둥, 놋성벽이 되게 하였다”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 앞에서 사는 사람은 어떤 경우에도 무너지지 아니하는 난공불낙의 성벽처럼 승리의 증거로 남게 됩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의 생애나, 노예로 팔려가서 총리가 된 요셉의 사적이며, 다윗이나 솔로몬, 그리고 에스더와 같은 극적인 인생을 살면서 하나님과 함께한 인물들을 후세 사람들에게 축복의 모델로 들어내 놓습니다. 어느 때나 하나님 앞에서 믿음을 지키며 교훈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은 해와 같이 빛나는 축복의 표적이 되는 것입니다. 다니엘 12:3에 보면 이런 사람을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나게 하고 밤하늘의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취게 하신다고 하였습니다.
(손상률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