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개척교회 폐쇄율 57% 미자립 대책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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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공청회서 ‘자비량사역자’ ‘땅사주기’ 등 구체적 대안 제시
▲기성 지원교회·피지원교회 목회자들과 관계자들이 미자립교회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류재광 기자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이재완 목사. 이하 기성) 100주년기념사업위원회와 국내선교위원회가 한국교회의 양적인 성장 이면에서 가난과 소외와 싸우며 힘겹게 선교를 확장해나가는 미자립교회에 대한 지원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22일 미자립교회 지원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천안 성결교회에서 진행된 이날 공청회에는 실제 지원·피지원교회 목회자들이 나와 발제를 해 탁상공론이 아닌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다.
내후년 교단창립 100주년을 앞두고 100만 성도, 3000교회 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기성은 이번 공청회 등을 통해 새로운 개척교회뿐 아니라 기존의 개척 미자립교회들에게도 깊은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교단의 질적 성숙을 꾀하고 있다.
▲설교를 통해 이번 공청회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정익 목사 ⓒ자료사진 이날 공청회에 앞서 열린 예배에서 빌립보교회의 선교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기성 부총회장)는 그동안 편의주의로 인해 미자립교회에 많이 소홀했었는데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며 이번 공청회에서 똑같은 액수로도 격려가 되고 힘이 되는 획기적인 방안이 나와서 한국 교회 전체에 퍼져나가도록 하자고 이번 공청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자비량 평신도 사역자가 활동할 명분 주는 방식 연구해야
기조발제를 진행한 지형은 목사(성락교회)는 미자립교회 대책에 있어서 교단 정책의 중요성을 피력하며 성도 개개인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미자립교회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제안했다. 지 목사는 자비량으로 활동할 수 있는 평신도 사역자를 교단에서 명분을 제공함으로써 세우는 것도 연구해볼 만하다라며 미자립교회란 것이 목회자의 생활비와 연관된 개념인데, 이런 방식이라면 교인수가 10명이든 15명이든 미자립교회는 단번에 자립교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 목사는 교인 숫자와 수적 확장이라는 개념을 탈피한 작은 교회에 대한 심층적 연구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지 목사는 한국교회는 지금껏 성장만 거듭해왔기에 최근의 성장이 중단된 상태를 감당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양적 확장이라는 전제를 내려놓는다면 (미자립교회 대책에 대한) 많은 가능성이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 목사는 또 장기적으로 미자립교회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는 경우에는 그 교회에 목회자를 파송해, 목회할 수 있는 규모의 교회에 해당 미자립교회를 소속시켜 인사권과 재정권을 주는 방안도 제시했다. 그러나 지 목사는 이 경우 대교회 위주의 종속이 이뤄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농어촌 미자립교회 대책은 농산물 직거래, 땅 사주기, 한우 사주기
경기도 파주의 농촌에서 목회하고 있는 양희철 목사(교하153교회)는 비교적 구체적인 예를 들어가며 농어촌 미자립교회의 활성화를 위한 대안을 발제했다.
양 목사는 첫번째 대책으로 농산물 직거래를 교단 차원에서 활성화할 것을 제안했다. 농산물 직거래는 사는 쪽과 파는 쪽 모두에게 20% 가량의 이익이 있는 데다가 교회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어 그간 개교회 차원에서 간헐적으로 이뤄져 왔다. 양 목사는 정기적으로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개최하고, 총회 부속기관으로 성결생협을 운영해 농산물과 축산물 등을 생산·판매할 수 있도록 하자고 말했다.
양 목사는 또 교회는 예배만 드리고 전도만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농촌교회를 만년 미자립교회로 만들었다며 땅 사주기 선교와 한우 사주기 선교를 제안했다. 양 목사는 전국 농민의 약 70%가 소작농이라며, 도시교회가 농촌교회에 땅을 사주고 그 땅에서 생산된 작물을 직거래하면 상생의 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목사는 이밖에도 지속적인 선교비 지원과 인적자원 지원을 요청했으며, 현 지원체계가 선교헌금을 균등하게 나누지 않고 목회자 최저생활비 기준에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똑같이 어려워도 도시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원 못받는 도시 미자립교회
도시 미자립교회의 지원 대책을 제시한 박찬희 목사(인천기둥교회)는 도시 미자립교회는 임대료와 높은 물가, 큰 교회를 지향하는 도시인의 성향 등으로 인해 농어촌교회보다 오히려 어려움이 많기도 하지만, 도시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원을 받기가 힘들다고 성토했다.
박 목사는 기성에서 새롭게 개척된 교회의 폐쇄율이 57%에 달한다는 2004년 총회의 자료를 인용하며, 잘못된 지원책으로 인해 미자립교회들이 도태되어 개척과 폐쇄를 반복하는 실태를 비판했다.
박 목사는 도시미자립교회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교회개척위원회를 구성해 체계적인 지원방안을 연구할 것과, 대형교회의 분립개척, 중대형교회의 결연, 목회자 공급과잉 해소 등을 제시했다.
이날 공청회에는 또 정재우 목사(평택교회), 김형규 목사(제자교회), 이윤택 목사(유천교회) 등이 나와 각각 발표했다. 이날 발표자들은 이밖에도 지원금을 받기 위해 경상비를 허위 보고하는 목회자의 양심문제, 총회 임원들의 무관심, 과도한 경쟁 등을 지적했다.
발제자들은 우유배달, 신문배달, 폐지줍기 등으로 간신히 생활을 유지하며 복음을 전하는 미자립 목회자들의 형편을 이야기하며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기성 국내선교위원장 김수영 목사는 국내선교위원회가 8년 전 발족한 후 선교헌금 창구 단일화를 통해 미자립교회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좀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돼 이번 공청회를 마련했다며 이번 공청회 결과를 놓고 임원들의 회의를 통해 지원방안을 내놓은 뒤, 한번 더 공청회를 열어 올해 안으로 새로운 방안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는 100주년기념사업위원회 및 국내선교위원회 임원진, 각 지방회 회장 등이 참석, 장시간 대책을 논의해 미자립교회 대책에 대한 교단의 관심을 반증했다. 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