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목회 새롬교회(부천)
본문
수고 많으십니다. 원장 선생님.
약대동을 사랑하시고 열심히 주의 사역을 힘써 담당하시는 모습 간간히 전해듣고 있습니다. 저희 큰 아이 어린이집 보내는 문제로 들었다가 용기를 내서 선생님께 말씀드리려고 이렇게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드릴 말씀은 혹시, 도움을 주실 수 있는 기관을 소개해 주실 수 있는지 해서 입니다.
저희 옆집에 7월에 한 가정이 이사를 왔습니다.
아빠와 김00(6학년), 김00(4학년), 김00(6세), 김00(9세)이 가족 구성원입니다. 문제는 1. 엄마가 가출 (5개월 전 카드빚 600만원을 지고 가출). 현재 다니던 교회 목사님과 연락중이고, 김00 (9세)만 없으면 다시 귀가할 생각도 있다고 들었음.
2. 9세 김00(여)는 정신지체 3급 판정. 말을 안하고 5세 정도의 키에 이디오피아 난민을 연상케 함. 현재 일반 어린이집에 다니고 어린이집에서도 방치되어 있음. 두 달 동안 관찰한 바로는 아침은 안 먹고, 저녁도 못 먹음.
3. 아빠는 7시 출근해서 밤 10시에 퇴근. 나름대로 성실하게 일하고 아이들을 돌보심. 저녁은 동네 식당에서 퇴근 후 사먹음.
4. 큰아이가 동생들 통학을 돕기 때문에 자주 지각하고 둘째는 결석도 함.
5. 10월 20일에 집을 비워줘야 함(주인이 바뀌고, 200-20만원 월세).
내내 지켜보기만 하다가 요 며칠 전부터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1. 00 복지관에서 아동담당 팀장이 상담을 하고 세탁과 청소를 도와주시는 자원봉사자가 매일 오고 있습니다. 방과 후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석식과 밑반찬을 제공받기로 하였습니다.
2. 동사무소에서 기초 생활보호 대상자 신청을 하고 있습니다.
3. 다니는 교회 목사님께 도움을 요청하여 가정사정을 듣게 되었습니다.
4. 00원에 입소신청을 의뢰하였습니다 (현재 자리가 없고 생보자가 아니라 어려운 상태, 아빠는 최후에는 30만원 이용료를 내고라도 다닐 마음).
5. 정신과 의사의 치료를 부탁중입니다.
혹시 도움을 주실 수 있는 기관을 소개받고 싶습니다. 000 올림.
위의 편지는 이웃의 어려움을 보고 새롬교회 가정지원센타 홈페이지에 도움을 청한 어떤 선한 이웃의 편지다. 이 교회가 어떠한 일을 하는지를 잘 나타내 주는 글이라 할 수 있다.
새롬교회가 벌이는 사업은 크게 두가지 축으로 나뉜다. 첫째는 가정지원센타이고, 둘째는 가정지원센타의 경험을 가지고 벌이는 약대동 마을 만들기 사업이다.
●도시의 외진 그늘에 있는 아이들과 가정지원센타
이 교회가 터전으로 하는 약대동은 주변 공단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부천의 대표적인 도시빈민 지역이다. 1986년 6월에 창립된 새롬교회는 무주택 맞벌이 가정의 아동을 우선적으로 돌보아주는 유아원, 어린이집 사업을 먼저 시작하였다. 당시 이 지역에서 새롬 어린이집은 종일탁아를 했던 최초의 보육기관이었다. 1989년에는 주민도서관의 역할을 하는 약대글방을 열고, 1990년에는 부천에서 최초로 방과후 어린이공부방을 시작하였다. 사실 이 지역 대다수의 가정이 공장 노동자로 맞벌이를 하는 터라 아이들 맡길 곳이 마땅치 않고 특히 초등학생의 방과 후 보육의 문제가 청소년 문제로 연결되는 것을 염려해서 였다.
그러던 중, 1996년에는 새롬 어린이집과 공부방이 재단법인으로 등록되어 정부지원 시설로 현재의 건물을 건축하기에 이르렀다. 1998년에는 IMF 구제금융의 시대가 시작되면서 주변에 결식 아동들이 생기는 것을 보고 이 아이들을 위한 급식시설, 새롬 신나는 집을 개소했다.
이를 새롬 어린이집, 약대글방, 새롬 공부방, 신나는 집의 활동을 묶어 2000년에는 새롬가정지원센터라는 이름으로 활동의 종합화와 연계를 꾀하였다.
●마을을 바꾸자 - 약대동 마을 만들기
이렇게 지역 아이들의 보육과 탁아를 중심으로 한 선교를 하다가 새롬교회는 12주년에 접어드는 1998년에 ‘약대동 마을 만들기’를 교회의 주요 사업으로 구상하게 되었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교실 붕괴, 학교 붕괴 그리고 가정의 해체가 가속화되는 것에 주목하고 좀 더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실천이념이 필요하다는 데 기인한 것이었다.
이 마을만들기 운동은 ‘범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에서 행동하라’는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로의 유엔 환경 개발회의(1992)의 실천 이념인 ‘지방의제 21’에서 시작되었다. 마침 이 ‘지방의제 21’을 실천하기 위한 부천시의 푸른부천 21 운동에서는 3개의 동네를 지정하여 마을 만들기 운동을 하기로 하였는데 이 때 새롬교회가 제출한 ‘약대 마을 만들기’의 시안이 채택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러나 사실 ‘약대동 마을 만들기’는 이원돈 담임 목사의 남다른 목회적인 고민의 산물이기도 하였다.
“제가 약대동에서 목회를 시작한지 10년쯤 되었을 때 목회를 한 번 돌아보았습니다. 우리 교회는 어린이집, 공부방, 약대글방 등을 통해 이 지역을 10년 이상 섬겼는데, 교인들이 가정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좀 나아지고 이젠 무언가 함께 나눌 수 있겠다 싶으면 이상하게 다 이사를 가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한두 사람일 때는 개인적인 사정이 있는가보다 하였습니다. 그러나 한 두 사람이 아닌 이 같은 일을 계속 경험하면서 결국 약대동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형편이 나아지면 조금 더 환경이 좋은 곳으로 떠나는구나! 약대동을 떠나는 것이 이들의 삶의 목표이구나!라는 놀라운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 마을을 살리지 않고서는, 이 마을을 살기 좋은 마을, 살고 싶은 마을로 만들지 않고서는, 교회도 공동체도 선교도 목회도 의미가 없겠다는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이 목사는 약대동과 같은 서민 지역이 오히려 교육과 복지의 희망이 시작될 수 있는 마을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약대동 지역의 오늘의 모습을 하나하나 차분히 점검하고 그 속에서 환경, 교육, 복지 친화적인 마을 만들기의 모델을 만들어 보고자 기획하게 된 것이다.
●구체적인 꿈의 실천 - 다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
마을이 바뀌지 않고서는 가정도, 교회도 살기가 어렵다고 생각되자 이제 교회 선교의 방향이 자연스럽게 마을 전체로 넓어지게 되었다. 가와사키시(일본, 부천의 자매도시)모델에서 배운 것이지만 이제 곧 지역의 자치센타를 중심으로 한 교육, 즉 평생 교육의 시대가 열리리라 보고, 그간 가정지원센타에서 해왔던 아동을 중심으로 한 교육에서 이제 여성들을 위한, 주민들을 위한 평생 교육으로 선교의 영역을 넓혀야 된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이는 이 교회만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시설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여, 이제 곧 공사가 시작될 약대동 주민자치센타의 주민 자치모임과 약대초등학교, 새롬 가정지원센타를 연결하여 마을 만들기 사업을 진행하기에 이르렀다.
구체적인 실천으로 새롬교회에서는 그간 어린이 마을학교가 진행되어 약대마을 지도가 만들어 졌고, 꽃밭과 꽃길 만들기, 벽화 그리기 작업을 하였다. 이것이 바로 약대동 마을만들기의 구체적인 실천인 ‘다같이 돌자, 동네 한바퀴’이다.
이원돈 목사는 그 동안 여러 사업을 어렵게 벌이며 “늘 우리가 어린아이들이랑 희망이 필요한 사람들이랑 함께 한다는 것, 교회로서는 필요한 자리와 위치에 있다는 그것이 늘 기쁘게 생각되고 보람이 된다”고 한다.
이제 새롬교회가 하고자 하는 일은 이곳에 들어설 주민자치센타와 연대하여 해체되어 가는 가정과 공동체를 구체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구체적인 네트워크를 이루는 일이다. 그래서 떠나는 마을이 아니라 정착하는 마을로, 이 마을의 아동뿐만 아니라, 여성 및 모든 공동체 구성원들이 자기 삶의 질의 문제, 자기 삶의 커리큘럼을 짜는 일을 스스로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교회는 이러한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복음적으로, 신앙적으로 지원하고자 한다.
15년 전 이곳, 척박한 땅에 희망의 둥지를 튼 그때의 그 열심을 가지고 벌이는 약대 마을 만들기 사업을 통해 서서히 변화될 약대동의 멋진 모습과 그 속에서 행복하게 삶을 꾸려가는 교회와 교인들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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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인 이원돈 목사와 함께 약대동에서 가난한 아이들과 그 부모들을 위해서 새롬 어린이집, 공부방, 약대 글방, 신나는 집 등 많은 사업을 벌이다가 이러한 일들을 가정지원센타로 엮고, 더욱 체계적이고 궁극적인 사업을 위해 ‘약대동 만들기’로 확대하는 오세향 원장을 만나보았다.
새롬교회가 근거지로 하고 있는 약대지역, 특히 공부방이 위치하고 있는 마을은 부천에서 가장 후미지고 가난한 지역인데 이 지역에서 방치된 아동을 보호, 교육할 목적으로 설립된 것이 바로 새롬 공부방이었다. 그러나 아동의 보호와 교육보다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부모의 이혼과 가출로 인한 가정 해체의 문제였다. 여기서 결손 가정의 탄생과 아동학대가 발생한 것이다.
그는 “그동안 이 지역 아동을 위한 사업을 벌이다가 느낀 건데 이건 밑빠진 독에 물 붓기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즉, 단순한 교육 사업, 복지 사업으로는 이 지역문제의 궁극적인 접근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아동문제를 아동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가족구조의 문제로, 가족이라는 전체적인 시스템으로 보고 움직여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는 현재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가정지원센타 원장으로서의 역할을 할뿐만 아니라 인천 아동학대사례 판정위원으로도 일하고 있다.
사실 이 가정지원센타는 오 원장이 미국 주 정부마다 가족지원 시스템이 있는 것을 보고 거기서 이름을 가지고 와 지역에 있는 여러 자원들을 엮어낼 수 있는 거점으로서의 역할을 구상해 본 것이다.
지금 그가 실질적으로 기획하고 있는 마을 만들기에 대해서는,
“현재의 주요 사업은 주민들이 이곳 약대동을 떠나고 싶은 마을이 아니라 정착하여 살고 싶은 마을로서 느끼게, 마을에 새로운 희망의 빛을 입히는 사업을 구상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의 최종 목적은 가정해체와 교육붕괴를 최전선에서 맞고 있는 저소득층 지역의 가정을 지원하고 지지하는 가정 지원 네트워크를 수립하는데 있습니다.”
이제 그가 이원돈 목사와 함께 새롬교회, 더 나아가 부천 시민들과 함께 펼치는 마을 만들기는 아동의 삶 전반을 지원할 수 있는 지역적 기반체계를 수립하기 위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