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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사의 교회개척(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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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도 초의 따사로운 봄기운이 포근하게 느껴지던 천막 교회에서의 일이다.

주일 낮예배를 마치고 사택에 볼일이 있어서 황급히 교회문 밖으로 나가다가 우리 아이들과 교인들의 아이들이 모여서 있는 모습이 보였다.

흔히 다른 때도 어른들이 설교를 듣고 있을 때는 아이들이 밖에 모여서 놀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지나 치려는데 우리 아이들이 두손을 모아들고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녀석에게 "주세요" 라고 하면서 과자를 얻어 먹기 위해서 애처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당시에 돈이 궁할때라 머리를 깎는데 돈이 많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기위해서 머리를 빡빡 밀어 놓은 상태였었는데 평상시에는 작은 머리가 빡빡밀려있는 모습이 귀엽고 부드럽게 보였는데 과자를 얻어 먹기 위해서 두손을 모아 들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내 마음에 저려 오는 아픔이 느껴졌다.

그런데 아이들은 우리 아이들을 골탕을 먹이려고 "아-- 하고 입을 벌려" 라고 말을 하고는 주는듯 하다가 "바나나킥"이라고 하면서 주지 않고 다시 자신들의 입으로 집어 넣으면서 킥킥대고 웃는 것이었다.

아이들의 일이려니 하고 천막교회 담장을 돌아서서 교회 옆길로 오면서 혹시 내 호주머니에 돈이 좀 있을까? 하고 이리저리 다 뒤져 보았지만 단돈 10원 짜리 하나 없었다.

왜 그리 내 자신이 초라 하게 느껴지던지 더이상 아이들이 놀림을 받는 것이 속상해서 "순종아-- 경민아--"하고 크게 불렀다.
아이들은 아빠가 부르는 소리에 아빠가 과자를 사 주려는가 하고 "아빠--!" 라고 환히 웃으면서 큰 녀석이 앞서고 작은 녀석은 뒤에서서 달려 왔다.

"너 이녀석들 누가 너희 보다 나이 어린 녀석들에게 두손을 모아 들고서 달라고 가르쳤어 응. 너희 보다 나이가 많은 어른들에게 두손을 모아들고 주세요 라고 가르쳤지"라고 큰소리로 아이들을 야단을 치고 "너희들이 거지냐 이녀석아 너희들은 돈이 있어도 사줄수 없어 얼른 방으로 들어가." 라고 호통을 쳤다.

가뜩이나 눈이 커서 겁이 많던 큰 녀석은 이내 눈에 눈물이 고여 흐르면서 고개를 푹 숙이고서 동생의 손을 잡고 풀이 죽고 기가 꺽여 흐느끼며 사택으로 들어 갔다.

너무도 속상해서 그만 아이들에게 호통을 쳤지만 왜 이리도 마음이 시리고 아픈지 화장실로 들어가 쭈그리고 앉아서 소리 없이 싫컷 울고 또 울었다.   더더군다나 서울에 계신 어머님께서 조카 선희를 데리고 계시면서도 아이들은 고생시키지 말고 맡기라고 했었던 생각이 나면서 아이들이 어머님께 있으면 보고 싶긴해도 이런 초라하고 속상한 일은 없을텐데...   또 장모님께서 아이들 고생한다고 처가집으로 데려가기만 하면 삐쩍 말랐던 아이들이 통통하게 살이 올라 보기에도 흐믓해 보이도록 잘 해주시는데.... 이런 저런 생각이 들며 눈물을 쏟고 나니 속이 후련해져 사택으로 들어 갔다.

큰 녀석과 작은 녀석이 둘다 누워서 울다가 울다가 잠이 들어 있었다. 머리는 빡빡 밀려 있는 상태에서 흐느끼다 잠든 모습을 보니 진정 되었던 나의 마음이 다시 시려오면서 어느새 볼을 타고 눈물이 주르륵 흘러 내렸다.

그대로 엎어지듯 누워 있는 큰 녀석과 작은 녀석의 머리를 양손으로 감아쥐고 통곡을 하면서 기도 했다. " 하나님 아버지 이아이들을 보증해 주세요 이 아이들의 이런 모습에 내 마음이 아파견딜 수 가 없네요 제가 목회에만 신경을 쓸려면 하나님께서 이아이들을 평생 보증해주시고 책임을 져 주세요" 엉엉 울면서 간절히 간절히 기도를 했다.

지금도 그 때를 생각하면 눈시울이 뜨거워 지곤 한다.

그리고 난뒤에 다시 교회로 가서 성경공부를 가르치는데 기운이 하나도 없고 기쁨 마음으로 해야 하는 성경공부를 어둡고 슬픈 마음으로 가르치기 시작을 했다.

성경을 가르치다가 하나님의 의도에 대해서 말하는 동안 나의 어둡고 슬펐던 마음은 다 사라지고 다시금 예수의 기쁨이 내게 충만히 넘쳤다

그 뒤로 지금까지 하나님은 아이들을 책임을 져 주시고 보증을 해 주시기를 아이들이 처가집에 있는것과 같이, 그리고 친 할머님께 있는것과 같이 풍성함으로 채워주셔서 초라한 일을 당하는 일은 없었다.


하나님은 하나님의 일을 위해서 애쓰고 힘쓰는 전국의 전 세계의 모든 주의 종들을 오늘도 책임져 주시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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