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교회는 건축하고 개척교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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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교회 성도들은 간섭받지 않고 평안한 신앙생활을 추구하려는 습성과 큰교회에 대한 우월감으로 대형교회에 몰리다 보니 대형교회는 넉넉한 헌금으로 계속 교회를 확장하느라 건축하기 바쁘지만
반면에 맨주먹 개척교회들은 부족한 헌금으로 생활고는 물론 집세를 못내고 싼곳을 찾아 전전하다가 결국 문닫고 심지어 목회자가 자살하는 사건 까지 발생하고 있다.
세상의 생존 방식인 양육강식,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한국교회에 만연하고 있지만 내노라하는 대형교회 목사님마다 세미나에 나와서 교회자랑으로 자신의 명성을 쌓는 일에는 열성이지만 죽어가는 가난한 목회자들에 대해선 일언반구가 없는게 현실이다.
경기도 남양주시에 최근 교회를 개척한 김모 목사는 주변으로부터 개척을 만류하는 얘길 듣고 당혹스러웠다．
“서울에 있는 신학대학원을 나와 부교역자 생활 잘하고 있는데 왜 사서 고생하느냐”는 거였다.심지어 신대원 동기들까지 “주위에 교회가 얼마나 많은데 또 교회를 세우느냐”“기존 교회에서 성실하게 섬기면 되지 않느냐”라며 교회 개척에 부정적이었다．
김목사는 결국 주변으로부터 아무런 도움없이 1000만원으로 교회를 개척해야 했다.부교역자로 있던 교회도 재정이 넉넉하지 못해 지원받을 수 없었고 노회나 교단으로부터의 지원은 꿈도 꾸지 못했다．
매년 신대원을 졸업하고 안수받은 목회자들이 증가하면서 교회 개척이 교계의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젊은 목사들이 교회 개척에서 가장 고통받는 것은 재정난이다.작은 상가 빌딩에 세를 얻어 개척을 하더라도 최소 1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갓 개척에 나선 목회자들에게는 재정 확보가 최고의 고민거리이다.이들은 대부분 개인적으로 재정을 확보하기 때문에 부채에 시달리고 있으며 재정난으로 결국 문을 닫는 유아사망형 교회가 늘고 있다.
김목사가 속한 예장 합동총회는 몇해전부터 1만개의 교회를 개척하자는 ‘1만교회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1만교회 운동의 올해 예산은 고작 5000만원.500만원씩 10개 교회에 지원하면 끝이다.그나마 지난해 3000만원보다 나아진 것이다.그러나 500만원 지원은 도움이 되지 못하는 수준이다.
예장 통합총회에서도 ‘1만교회 개척,400만교인 달성’운동(만사운동)을 벌이면서 각 노회 경상비의 1%를 총회 전도부로 보내달라고 요청했으나 참여율이 40%에 그쳐 지난해부터는 노회에서 ‘자율적으로 추진’하도록 했다.통합의 2000년 통계를 보면 전체 6621교회 중 개척교회는 6%도 안되는 369개에 불과하다．
감리교의 경우 7000교회 운동,기장의 3000교회 운동도 비슷한 상황이다.교단마다 신대원과 신학교 졸업생이 늘어나면서 이를 소화하기 위해 교회개척 운동을 독려하고 있지만 성과가 미미하다.개척교회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고 목회자들도 ‘사실상 포화상태’라며 교회 개척을 꺼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개척교회 목회자가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하는 극단적인 사건까지 있었다．
개척지 선정에서부터 교회 설립,운영 뒤 자립까지 모두 교단이 책임을 질수는 없지만 말로만 ‘몇만,몇천개의 교회를 개척하겠다’고 하면서 젊은 목회자에게 모든 부담을 지우는 현실은 개선의 여지가 크다．
교계 관계자는 “목회자 부부만 덩그러니 교회를 시작하면서 어려움을 혼자 다 감당하게 하는 60∼70년대 모델을 갖고 젊은 목회자들에게 교회를 개척하라고 하는 것은 잔인한 일”이라며 “교회 개척이 필요하다면 체계적인 지원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하면서
“주변의 지원없이 목회자 혼자 교회를 개척하려다보면 경제적으로 시달리고 결국 복음전도 사역이 먹고사는 생존 차원으로 전락해 교회가 상업화되기 쉽다”며
“이제는 대형교회도 마치 대형백화점처럼 버스를 굴리며 동네 구멍가게를 죽이는 성장 위주의 정책만 펼것이 아니라 작은 개척교회를 위하여 눈을 돌리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